세월호 단식
여인두시의원
유민아빠(김영오씨)의 단식이 시작된지도 벌써 42일이 지났다. 힘없는 유가족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외로운 투쟁이 이제는 전국민적인 투쟁으로 번지고 있다. 그동안 무슨일이 있었던 것일까?
다들 아는바와 같이 4월 16일 세월호 참사로 304명(실종자 10명포함)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그 배에는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던 안산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 타고있었고 그들 대다수가 희생되고 말았다. 생사를 가르는 이별의 아픔에 어찌 크고작음이 있으랴 만은 이처럼 날벼락같은 비보에 온국민은 슬퍼했다. 특히 이번 사고가 철저한 인재에서 비롯되었고 충분히 구조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면서 아파했다. 이후 박근혜대통령부터 시작해 온정치권이 세월호 참사로 인해 들끊는 민심을 잠재우기 위해 온갖 말들을 내뱉었다. 그중 세월호특별법 제정에 대해 박근혜대통령이 유족에게 “특별법제정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유족의 의견이다. 유족들의 여한이 없는 특별법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런데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오히려 유족들이 말하지도 않는 내용들이 청와대와 여야 정치권에서 횡횡하면서 소위 세월호 괴담들이 돌아다니게 되었다.
이 과정을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던 유가족들이 단식에 들어갔고 그중 유민이 아빠가 아직까지 생명을 건 단식농성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유민아빠의 요구는 단순하다.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라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김빼기와 유족 모욕하기, 청와대의 무반응등 국회의 국정조사과정에서도 극명하게 들어났듯이 향후 특별법제정에 있어서도 수사권과 기소권이 빠진다면 이러한 현상은 되풀이돼 결국 진상규명은 물거품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근혜대통령과 새누리당은 묵묵부답이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이 대통령이 이야기했던 수십년 적폐를 일소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임에도 왜 그들은 그토록 진실에 접근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일까.
인간이 곡기를 끊고 언재까지 견딜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분명 40여일은 생명의 한계에 도달하는 지점에 근접해있을 것이다. 지금 병상에 누워있는 유민이 아빠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병원에서조차 단식투쟁을 계속하고 있는 유민이 아빠를 응원하며 제대로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국민 동조단식이 적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오늘(8월 24일) 하루에만 2만5천여명의 국민이 함께 하고 있고, 천주교정의구현사재단 신부님들도 ‘고통앞에 중립은 없다’는 프란치스코교황의 기도문에 따라 25일부터 동조단식에 돌입한다고 한다. 목포 역시 시민단식농성장이 22일부터 하당 장미의 거리에 꾸려져 많은 시민들의 지지와 격려 그리고 동조단식이 이어지고 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막는다’는 속담이 있다. 유민이 아빠로 시작된 단식농성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이 시점에 제대로된 세월호특별법은 단순히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세월호 참사로 인해 트라우마를 겪고있는 유가족과 온 국민에게 사회적인 치유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을 박근혜대통령이 알아야 한다. 프란치스코교황의 4박5일간의 방한기간중 보여줬던 모습에서 국민들이 치유의 경험을 했듯이 이제는 박근혜대통령이 직접나서서 유민이 아빠를 만나 그동안 얽히고 설킨 실타레를 풀어야 할때이다. 또다시 주저주저하다가 유민이 아빠를 포함한 피해자와 온국민을 치유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마져 놓친다면 세월호 문제가 아니라 정권의 문제로 비화될 것이다. (2014. 0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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