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기억에서 지우고픈 그날
갑자기 날아든 비보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울음을 삼키었던가!
그날
아버지 묘 옆에서 흙에 그림을 그리고 있던 다섯 살 승연이가
어느새 다 커서 형을 쏙 빼닮은 말솜씨로 추모제에 온 이들을 울렸다가 웃겼다가 또 울린다.
이 모습을 하늘에서나마 지켜보고 있을 형은 또 얼마나 울다가 웃을까
이제는 희미해진 기억 속 어느 귀퉁이에 고이 모셔진 형과의 인연
그 인연과 다른 이들의 인연이 얽히고설켜 내 원형이 만들어졌다.
불멍을 때리며 마음속 깊이 묻어뒀던 이름을 꺼내본다.
강. 희. 철.
'여인두의 시시콜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회찬재단 운영위원회 (0) | 2023.04.19 |
---|---|
화무십일홍 권불십년 (0) | 2023.04.10 |
영원한 안식을 허 하소서 (0) | 2023.04.06 |
비 오는 청명날 출근길에 해찰을 부려본다 (0) | 2023.04.05 |
윤중로 (0) | 2023.04.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