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설주의보가 발효됐다기에 밤새 눈이 얼마나 내렸을까 창밖을 보며 '에게 이것밖에'란 말이 절로 나온다.대신 귀성길에 오른 사람들은 다행이다 싶다.지방에 살다보니 귀성길 추억은 없지만 열몇 시간씩 걸려 내려왔다는 이야기를 영웅담처럼 듣고 자랐다.다 옛날이야기다. 빵빵 뚫린 고속도로가 거미줄처럼 전국을 칭칭 동여 메고 있으니 그런 영웅담이 사라진 지 오래다.목포에 터를 잡고 산지 30년이 훌쩍 넘었다. 매년 명절 때 부산히 서둘러 광주 본가로 향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아버님 제사를 모셔오면서 명절도 우리 집에서 쇠기로 했다. 이제 서울과 광주에 사는 형제들이 목포로 귀성 아닌 귀성을 해야 한다. 나야 목포가 고향이나 진배없지만 그들에게는 타향일 텐데 이번 명절 귀성길이 즐겁고 설레기보다 낯선 귀성길이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