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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갈이

아침 일찍 텃밭에 나가 밭을 갈았다. 이미 때가 지난 작물들은 뽑아 버리고, 돌밭이라 삽이 안 들어가 호미로 일일이 돌을 파내고 흙을 다지며 마무리로 퇴비까지... 혼자 하려니 6시에 시작해 9시에 끝 밭을 갈면서 들었던 생각 하나, 세상도 밭을 갈듯 한 번씩 뒤집어엎을 수 있으면 어떨까? 아래가 위가 되고 위가 아래가 되는... 논과 밭은 갈아엎어야 수확이 좋듯 세상도 한 번씩 갈아엎어야 좋아지지 않을까? 그런데 사람들은 논과 밭은 갈아엎으려고 하면서 세상은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한다. 경험 탓일까? 한번 갈아엎어봤는데 윗대가리만 바꿨지 자신들 삶에는 아무 영향이 없었던... 그래도 갈아엎은 밭과 그렇지 않은 밭이 차이가 나듯 세상사도 한번씩 갈아엎어야 한다. 밭을 갈면서 들었던 생각 둘, 농부는 밭을..

우리집 이야기 2024.09.29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 오늘 복음 말씀으로 제자들이 마귀를 쫓아내는 일에 실패하고 실의에 빠져있을 때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당부하신 말씀이다.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을 때 사람들은 그 책임을 외부로 돌리거나 혹은 자기 안에 큰 벽을 쌓고 외부와 단절하려 한다. 그러나 그렇게 한들 일은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여 문제해결의 공간을 넓혀야 한다. 지지자들에게 갇혀있을 것이 아니라 반대하지 않는 이를 찾아 나서고, 반대하는 이를 설득하려는 공력을 들여야 한다. 정의당 목포시당위원장을 결의한 첫 주간에 의미 있는 말씀을 들었다.

정의당 전국위원, 목포시당 위원장 출마의 변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는 제 근황입니다.정의당 당직선거가 시작됐습니다.저는 전국위원과 목포시당위원장에 출마합니다.그간 고민이 많았습니다.서울생활을 정리하고 목포에 내려와 있는 동안 저의 화두는 지역운동이었습니다. 과거와 같지 않은 풍토 속에 흩어진 사람들을 다시 묶어세울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민주당 외곽조직화 되어버린 지역사회를 바꿀 묘책은 없을까?흘러간 고복수의 옛 노래가 아닌 지금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노래를 부를 사람은 누구일까?여전히 현장을 지키는 사람들, 무너진 토대 위에서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을 지역의 중심에 세우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어찌어찌해서 그 꿈은 다시 잠시 미루고 당에 충실하기로 했습니다.그리고 아래글은 제 출마의 변입니다.(당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임을 감안해 주시기 바..

정의당 이야기 2024.09.27

꽃무릇

그 뜨겁던 여름도 소리 없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꽃무릇이 조용히 자리잡았다. 한 뿌리에서 자랐음에도 꽃과 잎이 영원히 만날 수 없는 슬픔, 그 슬픔이 얼마나 컸으면 인간사회까지 알려져 想思草(상사초)라는 이름을 얻었을까? 아! 아름다운 슬픔이여 온누리를 아름답게 수놓을수록 더욱 슬픈 사랑이여 아파트 화단에서 소리 없이 자리잡은 꽃무릇을 보면서 가을이 왔음을 알아 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