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두의 시시콜콜 467

소녀상

장대비는 그치고 이슬비가 내리고 있는 이 시간 시곗바늘은 24시를 향해 달리고 있다. 동네에 있는 한 고등학교 앞을 지나는데 담장 너머 소녀상이 보인다. 그리고 독도 표지석과 세월호 상징리본과 노란 바람개비도... 빗물을 잔뜩 머금은 소녀상의 슬픈 눈이 윤석열 시대의 아픔을 말해준다. "우리의 기억속에 있는 소녀의 아름다운 꿈은 영원히 빛나는 밤하늘의 별 모두의 마음속에 영원히 빛나는 별"

Brabo My Life

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 길 한켠에서 서성인다. 머물고 싶은 것이다. 저 어둠 너머에 있을 길이 두려운 것이다. 미지를 두려워하지 마라 Brabo My Life를 위해... 이미 발을 내디뎠다. 오늘 사무실에서 같이 일하던 분이 퇴사를 했다. 눈물을 감추려 어색하게 웃는 모습이 얼마나 안쓰럽던지... 자주 연락 하자고는 했지만 쉽지 않음을 직감한다. 다만, 프리지아의 진한 향기로 기억할 것이다.

노회찬재단 운영위원회

노회찬재단 운영위원회에 참석했다. 노회찬의원님이 우리 곁을 떠나신 지 5년이 지났다. 전국에서 올라오신 운영위원님들과 함께 5주년 추모행사를 모의(?)하는 동안 맛있는 점심을 준비해 준 사무처분들께 고마움을 전한다. 노회찬의원님은 항상 자기를 내려놓으면서 당을 키워주셨고, 마지막까지도 당신을 버려 당이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셨다. 그런데 노회찬의원님이 불러 모았던 당원들을 떠나보내고 있는 지금 자유인, 문화인, 평화인, 영원한 노회찬이 그립다.

화무십일홍 권불십년

'화무십일홍'이라고 일주일도 안돼서 꽃이 졌다. '화무십일홍 권불십년' 꽃은 열흘을 붉지 않고 권력은 10년을 가지 않는다. 그러나 이 말은 옛 절대군주 시대의 이야기고 요즘은 선거제도가 '권불오년'으로 만들어버렸다. 그 5년짜리 권력이 선무당 사람잡듯 칼날을 이리저리 휘두른다. 정치와 경제는 물론이고 역사와 외교까지도 5년짜리 권력의 성난 칼질에 절단이 나고 있다. 이러다가 제대로 남아나는 것이 없을 지경이다. 자중하시라! 권불오년 이후 일식집 앞에 도열해 있는 사람들이 그대로 도열해 있을지 아니면 또 다른 칼잡이 앞으로 몰려갈지 잘 판단하시라 그때가서 권불오년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 한탄하지 말고 역사와 민족앞에 더 이상 죄짓지 말고 당장 멈추시라!

강희철

20년 전 기억에서 지우고픈 그날 갑자기 날아든 비보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울음을 삼키었던가! 그날 아버지 묘 옆에서 흙에 그림을 그리고 있던 다섯 살 승연이가 어느새 다 커서 형을 쏙 빼닮은 말솜씨로 추모제에 온 이들을 울렸다가 웃겼다가 또 울린다. 이 모습을 하늘에서나마 지켜보고 있을 형은 또 얼마나 울다가 웃을까 이제는 희미해진 기억 속 어느 귀퉁이에 고이 모셔진 형과의 인연 그 인연과 다른 이들의 인연이 얽히고설켜 내 원형이 만들어졌다. 불멍을 때리며 마음속 깊이 묻어뒀던 이름을 꺼내본다. 강. 희.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