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이야기 305

목포 (김선태)

* 木浦 - 김선태 이젠 아무도 말하지 않는 고목등걸처럼 캄캄한 너의 속살을 밟고 오늘도 유달산에 걸리는 파멸의 황혼 위로 아프게 돌팔매질을 한다 어둠 속에서 어둠의 사슬에 묶여 쓰러져 잠든 시간의 어디 쯤인가 빛바랜 삶을 거머쥔 깃발들이 만사(輓紗)처럼 항구에 나붓기는데 가신 님 오지 않아 기다림은 부두에 졸고 가물거리는 기억들이 하나 둘씩 바다 깊숙히 가라 앉는다 떠도는 말들이 바람이 되어 파도를 몰고 오는데 몸 사려 가시 돋힌 나날들이 기다란 영산강처럼 질펀하게 흐르고 매운 바닷바람 불면 짠물 한 됫박씩 마시고 모르는 곳으로 눈 돌리며 숨 죽인 거리 너는 외곬으로 바다같은 슬픔을 안고 목마른 울음만 안으로 안으로 훔쳐내고 있나 가슴 속에 한 웅큼씩 뜨거움을 감추고서 너는 또 어떤 시대의 아침을 향해..

목포 이야기 2023.06.22

공공 의대 설치 공청회

응급실 뺑뺑이 사망사건으로 불리는 비극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의사수 부족에서 비롯된다. 특히 필수의료인력의 절대 부족 현상이 응급실 뺑뺑이 사망사건을 부추기고 있다. 언제까지 응급실 뺑뺑이를 돌다가 소중한 생명이 희생되어야 하는가? 인구 천명당 의사수는 OECD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안타깝고 부끄럽다. 특히 의과대학과 대학병원이 없는 전남은 이러한 현상이 더욱 심해 필수의료로 구분되는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모두 취약지로 구분된다. 전국 섬의 65%가 몰려있는 전남 서남권은 응급의료체계가 더욱 절실함에도 거의 무방비 상태에 놓여있다. 이러한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목포대학교 의과대학 설립운동이 30여년간 지속되고 있으나 의사들의 밥그릇 챙기기..

목포 이야기 2023.06.01

목포세계마당페스티벌

올해로 23회째를 맞는 '목포세계마당페스티벌'로 원도심이 활기차다. 목포 희망의 상징 목원동 물장수, 옥단이는 이제 국제스타이다. 옥단이는 193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목포 유달산에서 물을 길어다 평지의 도심에 날라주고 누가 부르면 달려가 허드렛일을 도와주며 살았던 실존 인물이다. 4마당에서는 못난이춤과 탈짓굿 공연이 진행중이다. 시끌벅적한 소리에 눈을 돌려보니 3마당에서는 어린이들의 태권도 시범공연이 한창이다. 예전 태권도 공연과 달리 요즘은 스토리를 담아 공연을 해 시민들의 호응을 이끌어낸다. 1마당에서는 소리꾼 장소영이 공연중이다. 얼씨구 좋다 이 길이 1년에 한 번 이렇게 북적거린다. 20여년 전만해도 목포극장이 있는 이 길과 차없는 거리는 연인으로 북적이는 거리였다. 내일까지 이렇게나 풍성한..

목포 이야기 2023.05.27

박광웅의장님 1주기

목포 민주화운동의 큰 어른이셨던 박광웅의장님 1주기 추도식을 위해 목포에서 차 타고 배 타고 1시간 30분만에 의장님 계시는 곳 비금에 왔다. 김현삼목사님, 임기준목사님, 박심배의장님... 8~90년대 서슬 퍼런 군부독재시대부터 목포 운동의 중심이셨던 어르신들이 한분 한분 우리들 곁을 떠나 별이 되셨다. 그리고 오늘은 김병균목사님 부고장을 받았다.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목포 이야기 2023.04.01

의과대학 신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일 모 방송에서 '카이스트와 포항공대에 의대 신설 검토'하겠다고 했다. 정부가 의대 신설을 검토하는 것은 환영한다. 그러나 왜 카이스트와 포항공대인가? 이주호 장관은 의사과학자 부족을 그 이유로 들었지만 우리나라에 부족한 것이 의사과학자뿐만이 아니다. 인구 1,000명당 의사수 2.5명으로 OECD(평균 3.7명) 국가 중 꼴찌 수준이다. 특히 전남의 경우 전국 광역지자체중 의대가 유일하게 없는 지역으로 의사도 인구 1,000명당 1.75명으로 우리나라 평균 2.5명에 한참 부족하다. 이러한 현실은 애써 외면하고 의과학자 양성이라는 미명하에 카이스트와 포항공대를 꼭 집어 의대 신설을 검토하겠다는 것은 결국 의사협회의 ‘의사 수 확대 반대’를 꼼수로 넘어가 보겠다는 심산이 깔려..

목포 이야기 2023.03.05

목포시내버스 기부채납

'부득이 법인의 재산을 목포시에 기부채납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언듯 들으면 태원과 유진의 이한철사장이 큰 결심을 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태원여객과 유진운수의 부채비율은 각각 1,415%와 3,062%로 이미 완전자본잠식상태에 놓여있다. 법인의 재산을 기부채납한다고 했는데 기부채납 할 재산은 있는가? 기부채납이 회사의 부채와 밀린 노동자들 임금, 수 백억 원에 이르는 퇴직충당금을 목포시에 떠넘기려는 속샘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이한철사장의 결단(?)이 빛을 발휘하려면 부채비율을 줄일 방안을 선행해야 했다. 두 개의 회사를 운영하면서 쌓은 부를 어찌 개인 재산으로 볼 수 있는가? 최소한 CNG충전소등 자회사들을 정리해 부채비율을 줄이는 방안도 포함되어야 했다. 그럼..

목포 이야기 2023.01.10

현대삼호중공업 조선하청노조

엄동설한 분당 현대중공업 본사 앞 도로에는 햇볕 한 줌 들어오지 않는다. 이곳에서는 방한탠트도 아닌 바람막이 탠트 하나에 의지해 영하의 밤을 지센 현대삼호중공업 조선하청지회 블라스팅 노동자들의 1박 2일 상경투쟁이 진행중이다. 근로기준법과 4대보험을 적용하라는 노동자들의 요구에 집단해고로 맞선 현대삼호중공업에 묻고싶다. 물량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왜 근로기준법과 4대보험 적용이 안되는가?

목포 이야기 2022.12.27

박홍률 시장은 언제까지 끌려다닐 것인가?

‘허탈’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일까? 아니면 수능 수험생을 위해 최악의 사태를 막았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아무래도 전자가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목포 시내버스 문제의 본질은 회계의 투명성에 있다. 그동안 태원·유진은 매년 수십, 수백 억 원의 시민 혈세를 가져가고도 그 돈의 사용처를 제대로 밝힌 적이 없다. 그러면서도 이번 파업사태처럼 온갖 구실을 내세워 보조금을 더 요구해 왔다. 이러한 태원·유진의 몰염치에 염증을 느낀 시민들이 오죽했으면 촛불을 들었을까? 박홍률 시장은 “이번에는 끌려다니지 않겠다.”라고 호기롭게 말했지만 ‘이번에도 역시 제대로 끌려다녔다.’ 이번 시내버스 파업 협상 합의는 목포시를 움직이는 사람이 이한철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꼴이 되었다. 시민들이 온갖..

목포 이야기 2022.11.16

시내버스 파업에 따른 비상수송대책을 바로 세워라!

시내버스 완전 공영제 논의와 무관하게 목포시는 시내버스 파업에 따른 비상수송대책을 어떻게 세우고 있는가? 애초 목포시는 태원 유진의 파업 시 전세버스 50대를 임차해 비상수송차량으로 운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비상운송 종합상황실을 설치해 24시간 비상근무 체계를 유지하겠다고도 발표했다. 그런데 파업 15일째인 지금 이 약속은 지켜지고 있는가? 전세버스는 없고 시청 관용차량 7대와 낭만버스 4대, 교회버스 9대가 전부다. 이런 대책으로는 등·하교 시 학생들 통학도 제대로 책임지지 못한다. 목포시가 원하던 원하지 않던 파업은 장기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한철 사장이 요구하는 것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시민들의 요구가 높고, 박홍률 시장 역시 이번에는 끌려다니지 않겠다고 밝혀왔다. 그렇다면 수송대책은 제대..

목포 이야기 2022.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