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두의 시시콜콜 472

수능 한파

올해는 다행히 수능 한파 없이 지나갔다. 대학입시가 지금과 같이 수능으로 바뀐 이후 한파주의보가 내린 날은 98년 딱 한 번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실제 영하로 떨어진 날도 28년 동안 7~8차례밖에 없었다니 수능 한파는 좀 과장되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아침 일찍부터 떨리는 마음으로 고사장으로 향하다 보니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그것은 칼바람이었을 것이다. 내가 대학입시를 치를 때는 선지원 후시험이었다. 고3때 전·후기 다 떨어지고 재수하면서 만신창이가 된 기분으로 대학 시험을 보러온 청계의 칼바람을 잊을 수가 없다. 그때나 지금이나 청계의 칼바람은 매섭기 그지없었다. 지금과 달리 휑했던 캠퍼스에 바닷바람이 섞여 불어대는 칼바람은 그렇지 않아도 꽁꽁 언 수험생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불기소하면 어떡할 건데 검찰이

불기소하면 어떡할 건데 검찰이 범죄사실이 밝혀졌다. 물론 법원의 판단이나 검찰의 기소여부는 결정되지 않아 무죄추정의 원칙상 아직 그를 범인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는 방송 인터뷰를 통해 본인의 범죄사실을 인정했다. “10여억원중 5억원은 제 돈이고 나머지 5억원은 지인들에게 빌려서 샀다”고 그가 말했다. 물론 본인 명의로 산 것이 아니라 처남 명의다. 여기에서 두 가지의 범죄사실이 성립된다. 하나는 부동산실명제법 위반이고 또 하나는 공직자윤리법 위반이다. 요즘 목포 정가를 떠들썩하게 만든 더불어민주당 소속 목포시의원 이야기다. “불기소하면 어떡할건데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목포시위원회의 수장인 김원이국회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기자의 질문은 이랬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모 시의원이 사전에..

대성동성당 50주년

11월은 대성동성당 설립 50주년이다. 1972년 11월 첫 미사가 집전된 이후 50년간 수 많은 군중들이 예수님 뒤를 따르려고 이곳을 들렀으리라. 그들 중 어떤 이는 예수님의 뒤를 잘 따랐을 것이고 또 어떤 이는 속세에 물들어 속고 속이면서 예수님에 반한 삶을 살았을 것이다. 나는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구약에 의하면 50년마다 1년을 희년이라고 해서 안식년처럼 휴식 기간으로 지키며, 노예를 ‘해방’시키고 빼앗긴 재산을 ‘회복’시켜주었다. ‘해방’과 ‘회복’ 이 두 가지가 희년의 본래 의미가 아닐까? 노동에서의 해방과 공유지의 회복 육체의 해방과 정신의 회복 내 나이도 어느덧 50이 넘었는데 나는 언제 해방과 회복을 경험할 수 있을까?

역사의 수레바퀴

정의당 심상정후보의 5.18국립묘지 참배를 함께했다. 광주시민을 학살한 전두환을 두둔하는 者(놈 자)가 대통령후보가 되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아무리 인간이 망각의 동물이라지만 그렇게 잊고 살다가는 역사의 수레바퀴에 갇혀 그 시대로 돌아갈 수 있다. 지금의 필리핀을 우리는 주목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필리핀도 1960년대 우리보다 훨씬 잘 살았고, 심지어는 우리나라에 구호물품까지 보내 줄 정도였다. 그런 필리핀이 마르코스라는 독재자를 만나면서 쪼그라들기 시작해 지금은 동남아 국가중에서도 하위권에 속하는 나라가 됐다. 우리도 지금 잘 나간다고 과거를 잊고 산다면 필리핀처럼 안된다는 보장이 없다. 독일이 나치를 한사코 부정하는 이유도 자칫 역사의 수레바퀴에 갇혀 또다시 파시즘의 광풍이 불지 않을까하는 ..

가난한 여인의 헌금과 빈자일등

오늘 미사 신부님 강론은 마르코복음 12장 가난한 과부의 헌금 이야기였다. 부자들의 헌금과 가난한 이의 헌금은 금액으로 본다면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차이가 난다. 그렇다고 부자들의 많은 헌금이 가난한 이의 적은 헌금보다 더 값어치가 있다고는 볼 수 없다.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라 진정성의 문제다. 이 여인을 칭찬한 예수님이 설마 돈 많이 내라! 배고파도 헌금이 우선이다고 가르치지는 않으셨을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부자들은 사후의 세계 보다 현실의 안락함을 추구한다. 그래서 전부 걸지 않고 조금만 걸치고 살고 있다. 보험을 들듯 혹시 모를 천국의 한 자리를 예약이라도 하듯 말이다. 모든 것을 거는 삶이냐? 아니면 대충 반쯤 걸친 삶이냐? 이왕 시작했으니 양다리 걸치지 말고 성경의 가난한 여인처럼 모든 ..

오호 통재라! 대한민국이여!

오호 통재라! 대한민국이여! 히틀러에게도 긍정적인 유산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첫째, 폭스바겐 비틀이다. 모든 국민들이 차를 소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하며 국민차 개발에 나서 소위 '딱정벌레'를 만들었다. 둘째, 아우토반이다. 세계 최초의 현대식 고속도로로 히틀러가 집권한 후 독일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총연장 7,000Km에 달하는 통합 간선도로망을 건설했다. 세째, 올림픽 성화 봉송이다. 올림픽 성화는 1928년 암스테르담대회부터 시작되었으나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고대의식에 따라 불을 채화해 봉송하는 지금과 같은 방식의 행사는 1936년 베를린대회에서 시작했다. 위에서 열거한 세가지는 지금도 독일이 자랑하는 것 중의 하나다. 그렇다고 히틀러를 국민차를 만들고 현대식 고속도로와 올림픽 성화 ..